광주웨딩박람회 일정과 실속 혜택 안내

벚꽃보다 화사했던 봄날, 광주웨딩박람회 일정표를 움켜쥔 채 뛰어다닌 기록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도 웨딩 플래너들이 쓰는 전문 용어를 들으면 머릿속에 새하얀 안개가 피어난다. 이게 뭐였더라… 라스팅 플라워? 부케? 여하튼.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작년 가을에 놓쳤던 바로 그 광주웨딩박람회—이건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집념으로, 새벽같이 기차를 탔다. 차창에 맺히는 물방울을 손끝으로 닦으며 중얼거렸다. “휴, 이번엔 진짜 제대로 준비하자.”

그런데 막상 행사장에 도착하니, 나보다 더 부지런한 예비부부들이 이미 줄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어서 순간 허탈했다. “아… 역시 세상엔 성실한 사람들이 많아.” 동시에 조금 쑥스러운 실수도 있었다. 출입구를 착각해 스태프들만 다니는 뒷문으로 비집고 들어가려다 제지당한 것. 얼굴이 토마토처럼 달아올라 “죄송해요, 초행이라…” 중얼거리며 돌아나왔는데, 그때부터 내 광주웨딩박람회 탐험기는 시작됐다.

장점·활용법·꿀팁, 내가 직접 겪어본 순서대로

1) 일정표만 믿지 말고, 귀를 활짝 열어라

행사장 곳곳에 미니 세미나가 숨어 있었다. 특히 ‘오후 2시, 드레스 실루엣 상담’은 팸플릿에 작게 적혀 있어 놓치기 쉽다. 나는 우연히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A라인과 머메이드의 차이”라는 멘트를 듣고 정신없이 뛰어갔더니, 빈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더라. 그 자리, 내가 낚아챘다. 🙂 덕분에 체형 콤플렉스도 해결.

2) 견적 비교는 현장 할인이 끝나기 전에

“조금만 더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말하고 돌아다니다가 한 번 놓쳤다. 첫 번째 부스에서 제시한 스냅 촬영 패키지를, 뒤늦게 생각난 할인 시간이 끝난 뒤에야 다시 찾아간 것. 10만 원이 훌쩍 날아갔다. 속으로 맴맴, ‘아까 그냥 계약할걸…’ 그러다 배운 거다. 마음 가는 패키지는 메모앱에 ‘⭐’ 표시!

3) 소소하지만 소중한 사은품

나처럼 작은 물건에 행복감이 폭발하는 사람이라면, 토퍼·향초·미니 청첩장 샘플을 주는 부스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지도. 특히 향초는 집에 돌아와서도 그날의 설렘을 은은히 기억나게 해준다. 후각의 마법이랄까.

4) 동선 짜기 전에 화장실 위치부터 체크

이건 정말 TMI지만… 긴장하면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라, 첫 바퀴 돌 때 화장실 위치부터 사진 찍었다. 덕분에 친구는 “너 그런 건 진짜 프로다”라며 깔깔. 작은 실수도 이렇게 방지.

단점, 솔직히 털어놓자면

1) 정보 과부하로 인한 결정 장애

스튜디오마다 조명 색이 다르고, 앨범 샘플은 다 예뻐서 누가 봐도 ‘다 하고 싶다’ 모드에 빠진다. 결국 나는 마지막 날 밤, 노트북 앞에서 스무 번 넘게 비교표를 수정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데도, 웨딩은 한 번이니까 말이야.

2) 지방러의 교통·숙박 비용

광주 시내라지만, 나는 외곽에 살아서 교통비가 제법 들었다. 숙박까지 생각하니 “이게 할인인가, 지출인가”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팁 하나: 미리 KTX 특가표를 잡아두면 30% 정도 절약 가능.

3) 시식코너의 사전 예약제

처음엔 ‘무료 시식이라더니 왜 시간이 꽉 찼지?’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한 사람만 입장 가능. 나처럼 즉흥 스타일인 사람은 낭패다. 다음엔 일정을 잡을 때 시식 타임도 캘린더에 넣어야겠다.

FAQ, 지나가던 친구들이 던진 질문까지 모아봄

Q1. 일정이 너무 많아 버겁지 않아?

A. 나도 그랬다. 첫날엔 욕심내서 전 부스를 돌았더니, 발바닥에 불났다. 둘째 날부터는 1순위·2순위 카테고리를 나눠서 움직이니까 훨씬 여유로웠어. 결국 ‘덜어내기’가 핵심이더라.

Q2. 사전 등록 꼭 해야 해?

A. 웬만하면 해라! 입장료 무료, 기념품, 그리고 현장 추첨권까지 준다. 나도 “귀찮은데…” 하다 전날 밤에 등록했는데, 그 덕분에 스타벅스 쿠폰 당첨됐잖아. 소소하지만 기분 좋더라고.

Q3. 예랑(예비 신랑)이 관심이 없는데 어떻게 해?

A. 사실 우리도 그랬다. 그래서 나는 “여기 VR 웨딩홀 투어 있다는데?” 하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덕분에 예랑이는 VR 헤드셋 쓰고 “우와” 연발. 이후엔 적극적으로 부스 돌아다니더라.

Q4. 실속 혜택, 진짜 있는 거야?

A.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하지만 내가 계약한 한복 업체는 현장 할인 + 맞춤 조끼 서비스까지 줬다. 집계해보니 총 80만 원 절약. ‘광주웨딩박람회 안 갔으면 어쩔 뻔?’ 하는 순간.

Q5. 평일 vs 주말, 언제가 덜 붐벼?

A. 평일 오전이 최고. 나는 금요일 오전 11시에 입장했는데, 대기 줄이 5분도 안 됐다. 반면 토요일 오후엔 사람 파도에 휩쓸려 다녔지. 일정만 된다면 평일을 추천할 수밖에.

마무리 독백

돌이켜보면, 광주역 플랫폼에 서 있을 때만 해도 들떠 있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밤기차 안, 계약서를 꺼내 확인하는데 괜히 울컥하더라. 결혼이라는 거, 생각보다 묵직한 일이잖아. 혹시 당신도 박람회 갈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언제 또 이런 설렘을 통째로 경험하겠어?” 결국 선택은 당신 몫. 나는 다만, 그날 들었던 웨딩마치 예고편 같은 음악이 아직 귓가에 맴돈다고, 그렇게 속삭이며 글을 닫는다.